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쩜오어워드(2.D통합온)에 나올 신간 + 구간 인포



현재 예정인 신간 목록


- 베를린 천사의 시 AU 최김

- 언어장애를 앓게 된 한민우 x 가난한 기타리스트 제이 민우제이



*참치전2 대비해서 조금 넉넉하게 현장판매분도 뽑아 갑니다. 구두예약 신청 안하신 분들도 편하게 오세요.


+) 민우제이 신간 2권 나옵니다.



구두예약 링크 : naver.me/FcR3xr6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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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간 목록


- 형배준호 <벌> 

- 찰스에릭찰스 <별의 길>

- 로건찰스 <심연에서 정원까지>


위의 제목을 클릭하시면 각각 샘플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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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민우제이 <본 어글리>


40p~ 예상, 성인본




천재 작가 한민우는 극심한 우울증과 사회불안장애 탓으로 언어장애까지 얻게 됩니다.

그의 오랜 팬이었던 제이가 곁에 머뭅니다.




<샘플>


쇠락은 건물이 무너지는 것처럼 순식간이었다. 민우는 생각했다, 애초에 자신의 성이 아니었다고. 그는 데뷔 이후 줄곧 낭떠러지를 타는 기분으로 글을 썼다. 어떤 주인공을 길러내든 마찬가지였다. 그의 손에서 나온 주인공들은 하나 같이 저주 받았고 멸시 당했으며 그 세계에서 할 수 있는 한 가장 비참해졌다. 단 한 번도 자신의 주인공을 사랑해 본 적 없던 천재는 문장의 끝마다 습관처럼 졸피뎀과 프로작을 찾았다. 정작 군주에게서는 인정 받지 못한 제국은 그렇게 몰락했다. 지독한 불면증과 편집증에 이은 수순으로, 단어가 꼬이기 시작했다. 의미가 생각나지 않았다. 말을 할 수는 있었으나 남의 말을 듣거나, 글을 읽고 쓰는 일이 외국어처럼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이 아는 단어들이 실오라기처럼 맥없이 풀려나가는 느낌을 받았다. 방금 쓴 소설의 한 문장을 읽으려고 10분간 모니터와 눈싸움 했다. 고이 쌓은 모국어가 무너지는 것은 자존심과 직결된 일이었다. 인정할 수 없었다. 인정해서도 안 되었다. 그는 의사의 만류를 뿌리치고 외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독일어, 프랑스어, 루마니아어, 라틴어를 닥치는 대로 우겨 넣은 머릿속에서 단어를 하나 끄집어내는 것만도 고통이었다. 마지막 남은 언어를 다각다각 긁어내 약혼녀에게 이별의 편지를 쓰려 했으나, 그마저도 실패했다. 


그렇게 한민우는 펜을 놓쳤다.



(중략)


- 선생님 나오셨다는 이야기 듣고 왔어요. 반찬이나, 뭐, 그런 거나 좀 해 드리고……, 


민우를 따라 부엌으로 따라 걷던 제이가 두어 걸음을 두고 멈췄다. 물을 마시는 민우의 옆선이 안개 같이 희미하게 아름다웠다. 그리고 그는 생각했다, 선생님, 꼭 크리스 코넬처럼 섹시하다. 그는 그 순간 한민우가 부르는 Like a stone을 상상했다.


- 오늘은 사인 받으러 온 거 아니에요. 저 밥 한 번만 해드리고 갈게요. 


민우는 그를 마주한 채 단어를 오래 골랐다. 언어장애 탓이 아니었다. 


이후로도 제이는 며칠 걸러 민우를 찾아왔다. 때로는 연습이 있다며 눈두덩이를 검게 화장한 채 일렉기타를 매고 왔다. 민우의 앞에서 기타를 연주하기도 했다. 제이의 기타 소리는 민우에게 겨울의 눈 더미를 떠올리게 했다. 검게 젖어 얼룩이 진, 그러나 본래의 색을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는. 일렉기타의 것 답지 않게 선한 소리는 제이를 닮아 있었다. 제이는 자주 영어로 노래했고, 민우는 커피나 차를 마시며 소파에서 그의 노래를 들었다. 신기하게도, 그가 부르는 노랫말만큼은 단어를 놓치지 않고 펜으로 따라 쓸 수 있을 것 같았다. 연주가 끝난 뒤 제이는 몇 초의 간격을 두고 민우를 쳐다봤다. 민우의 얼굴은 언제나 변함이 없었다. 노래를 해도, 밥을 망쳐도, 뜬금없이 밴드 멤버를 흉볼 때도 그 안온함을 깨뜨릴 수 없었다. 제이는 거기서 안도했다. 이미 망가진 한민우를 더 망가뜨릴 수 없다는 점은 제이가 그를 계속 동경할 수 있게 만드는 빤한 계기로 자리 잡았다. 


(중략)


담배를 입에 문 채 창 밖을 내다보는 민우의 옆선을 훔쳐보면서, 제이는 그의 인터뷰 몇 개를 떠올렸다. ‘누가 저한테 그렇게 물었던 적이 있습니다. 글을 쓰지 못하는 세상이 온다면 어떻게 할 거냐. 어떤 기분을 느낄 것 같으냐. 그 아연한 질문에 굳이 대답해야 한다면, 저는 이렇게 말할 겁니다 – 저의 언어들은 하나의 초라한 성이므로 저는 모래가 될 저의 성과 함께 기꺼이 흘러내리겠다고.’ 제이는 민우의 곁으로 다가서서 담뱃불을 붙였다. 잠깐 그의 시선이 제이의 얼굴에 닿았다. 그는 옆에 선 그에게 묻고 싶었다, 지금 당신은 그래서 흘러내리는 중이냐고. 손으로 잡을 수도 없게, 어디에도 남을 수 없게. 모든 풍파를 거친 마지막의 모습으로.


(중략)



처음 한민우의 소설을 읽었을 때 문장 하나하나마다 스민 오만함과 묘한 자기파괴성을 보고 제이는 잠을 설쳤다. 모 일간지 신춘문예 당선작이었던 그의 데뷔작인 단편을 읽고 또 읽으면서 그는 한민우의 천재성에, 단어에, 어미와 어간에서 풍기는 아우라에 완벽하게 압도되었다. 그는 거대한 폐허를 떠올렸다. 부서짐, 침잠, 스스로의 안으로만 파고드는 폭력성. 천재만이 가질 수 있는 공허. 제이는 책날개에 박힌 민우의 사진을 검지 끝으로 문질렀다. 말끔하고 지적으로 생긴 얼굴에서는 문장 속에 있는 광기를 쉽게 찾을 수 없었다. 고등학생이었던 제이는 침대에 누운 채 양손으로 책을 들고 혼잣말했다. 


당신의 바닥을 알고 싶어.


수많은 이가 구경했을 테나 그 누구도 들어갈 수 없었을 그의 폐허는 어떤 색으로 부서져 있을지 상상 가지 않았다. 고작 두 학기 다닌 학교를 그만두고 막노동을 할 때에도, A급 문예지와 신춘문예에서 낙선했을 때에도 제이는 자책하듯이 민우의 소설을 읽었다. 그가 가진, 그의 문장이 태생적으로 지닌 커다란 공허가 거친 위로로 다가왔다. 그것은 제이에게 일종의 자위행위와 비슷했다.


그리고 한민우와 처음 섹스하던 날, 제이는 그의 폐허 한가운데서 펑펑 울고 싶단 충동을 느꼈다. 민우의 몸은 차가운가 싶다가도 금세 뜨거워졌고 상냥한가 하면 어느 샌가 거칠어졌다. 리드미컬한 휴지와 정점의 반복, 성에 무지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눈치 챌 만큼 상당한 테크닉들. 제이는 곁눈으로 침대 옆에 엉망으로 구겨져 뒤엉킨 셔츠들을 보다가 천천히, 천천히 눈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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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최김(준호범신) <서울 천사의 시>


16~28p 예상, 성인본



영화 '베를린 천사의 시' AU로 사람의 눈에 보이지 않는 천사 아가토가 

신부 김범신을 사랑하게 되어서 천사직을 버리고 세속하는 내용입니다.


현재 티스토리에 연재 중입니다. 분량이 어느 정도 쌓일 때 연재를 중단하고 책으로 냅니다.


샘플 보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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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최김

[최김] 서울 천사의 시 (프롤로그)

(아마도) 2.5D 통합온 쩜오어워드에 나올 것 같은 최김입니다.

연재하다가 책으로 낼게요. 첫 편은 프롤로그니까 짧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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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생각은 늘 범람했고 대부분이 그에게 아팠다. 하나하나 새기기 고통스러울 때 아가토는 성당의 첨탑에 올라섰다. 검은 코트를 입은 천사에게는 날개가 없었으나 향수처럼 높은 곳을 찾았다. 


어떤 자는 몇날 며칠을 울었고 어떤 자는 울음마저도 귀했다. 아가토의 마음은 그런 자를 위해 있었다. 천사들은 기뻐하고 분노할 수 있었으나 노래를 들을 수 없었고 색을 구분할 수 없었고 사랑을 할 수 없었다. 아가토는 첨탑 위를 가장 좋아했고, 그곳에서 절망의 목소리를 찾으며 구름이 흐르는 모양을 구경했다. 


천사가 가장 먼저 다가가는 자들은 가장 아픈 자들이다, 그러므로 천사의 기도는 찾아가는 길에서부터 시작한다. 아가토는 가장 정성 들인 기도가 무엇인지 알았다. 그것은 기도하는 당사자가 모르게 하는 기도였다. 도착했을 때 여자는 이미 살아날 가망성이 없었고, 아가토는 여자의 피 묻은 이마를 제 어깨에 닿게 했다. 봄, 10시 햇빛, 꽃무늬, 시장의 시원한 물냉면. 단어 하나씩 읊자 여자의 숨이 천천히 잦아들었다. 석양을 볼 수 있는 벤치, 어릴 적 집앞 공원, 헤밍웨이, 아몬드, 아버지의 웃음, 어머니의 손. 아가토의 목소리가 멈췄다. 여자가 숨을 온전히 거둘 때까지 천사는 곁을 떠나지 않았다. 


여름이나 겨울이나 검은 코트를 입은 천사들은 큰 재해가 있을 때마다 깃을 꽁꽁 여미고 하나 둘씩 모여들었다. 천사들은 죽어가는 자들의 관자놀이를 감싸 주었다. 그들이 망자가 되어가는 육신에게 가장 사랑스러운 기억들을 읊어주면 눈 감을 때만큼은 편안할 수 있었다. 그때마다 아가토는 범신을 찾았다. 행여 피가 낭자하는 곳에 우두커니 서 있지 않을까 덜컥 겁이 나기도 했다. 색을 구분치 못하는 그에게 그러한 범신의 모습은 그저 검고 흴 뿐이었다. 흑과 백으로 이루어진 세상의, 날개 없는 모든 이들과 마찬가지로. 자신이 보살펴야 할 모든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천사가 어찌 인간을 특별히 여긴단 말인가. 아가토는 첨탑 지붕에 서서 제 손바닥을 내려다보며 자책했다. 범신이 노래하는 것을 듣고 싶었다. 범신의 눈동자 색이 궁금했다.












어린 범신이 처음 세례명을 얻었을 때 아가토는 몇 번이고 그 이름을 입속에 담았다. 베드로, 베드로라니. 아이의 고집 찬 눈매와 웃을 때 예상치 못하게 퍼지는 선연함에 잘 어울리는 이름이라 여겼다. 범신이 태어나고 며칠 지나지 않아 친모가 죽었다. 아들이 아내를 잡아먹었단 생각을 떨치지 못한 친부는 윗목에 누인 아이가 우는 것을 아랫목에 웅크린 채 보고만 있었다. 새빨개진 이마에 아가토가 입을 맞추었다. 내가 당신을 선케 하리다. 아이가 울음을 그치자 친부의 자책하는 마음이 들렸다. 눅눅한 장판을 발바닥으로 비비며 결국 눈물을 손등으로 찍어내는 그에게도, 아가토는 이마를 맞대 주었다. 당신의 잘못이 아닙니다. 아이의 잘못도 아니고요. 천사의 숨이 방에 느리게 들어찼다. 범신의 친부는 자책을 관두고 벽을 타고 스르르 누웠다. 아가토의 시선이 다시 아기를 향했다. 어린 범신은 온기를 찾는 양 포대기 밖으로 손을 빼었다. 아가토의 검지 끝과 범신의 손바닥이 마주치고, 그가 쓰게 웃었다. 당신은 아직 나를 볼 수 있겠네요. 커다란 손바닥이 이마 위를 덮었다가, 비져나온 팔을 넣어 주었다. 곁에 있겠습니다. 


범신이 자라는 것을 보며 아가토는 처음으로 시간을 궁금해했다. 아이가 새로 가진 크레파스에 들떠 그린 그림을 보고 처음으로 색을 궁금해했다. 아이가 본 적 없이 그린 바다와 섬을 그는 오래도록 쓸어 보았다. 감각 없는 손끝은 그래도, 그저 깨끗했다. 


아이가 고등학교에 들어간 첫 해의 어느날, 집안에서는 큰 싸움이 있었다. 친부는 아이의 꿈을 이해할 수 없었고, 이해하고 싶지도 않아 했다. 신부라니. 그게 얼마나 어려운 길인 줄 알고. 얼마나 외롭고, 얼마나 고단할 일을. 왜. 아비는 아들을 말리거나 질책할 수 없었다. 두 부자를 지켜보던 아가토는 눈가를 늘어뜨린 채 서로에 대한 미안함만을 듣고 있었다. 어린 범신의 표정은 그의 어른스러움만큼이나 단단하고 틈이 없었다. 아가토는 그것이 속상했다. 틈이 없고 나약하지 않은 자에게 천사가 끼어들 곳이란 없으니까. 집에서 나와 자전거를 타고 학교로 가는 그를 아가토가 천천히 뒤따랐다. 여름이 시작되었기에 길가에는 유채꽃이 샛노랗게 피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가토는 검은 코트를 입은 그대로였다. 성큼, 성큼 걷다가 어느 순간 겅중겅중 뛰어서 자전거를 따라잡은 그는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범신의 옆얼굴을 보았다. 머리가 굵어질 대로 굵어졌으니 이제 제 얼굴이 보일 리는 만무했다. 속상한 범신의 마음이 아가토에게로 전해졌다. 어금니를 앙다물고 속도를 내는 녀석의 얼굴에 고집이 만연했다. 아버지가 미우십니까? 들릴 리 없건만 물었다. 너무 미워하지 마세요, 얼마나 당신을 걱정하는데. 여전히 들릴 리가 없을 테지만 범신의 표정이 조금 풀어졌다. 다친 마음도 얼마간은 추슬렀다. 소년의 이름은 범신이었으나, 아가토는 그를 보면서 무리에 결코 속하지 못할 들개의 이미지를 떠올렸다. 어린 범신은 그만큼 단단하고 또 거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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