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쩜오어워드(2.D통합온)에 나올 신간 + 구간 인포



현재 예정인 신간 목록


- 베를린 천사의 시 AU 최김

- 언어장애를 앓게 된 한민우 x 가난한 기타리스트 제이 민우제이



*참치전2 대비해서 조금 넉넉하게 현장판매분도 뽑아 갑니다. 구두예약 신청 안하신 분들도 편하게 오세요.


+) 민우제이 신간 2권 나옵니다.



구두예약 링크 : naver.me/FcR3xr6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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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간 목록


- 형배준호 <벌> 

- 찰스에릭찰스 <별의 길>

- 로건찰스 <심연에서 정원까지>


위의 제목을 클릭하시면 각각 샘플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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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민우제이 <본 어글리>


40p~ 예상, 성인본




천재 작가 한민우는 극심한 우울증과 사회불안장애 탓으로 언어장애까지 얻게 됩니다.

그의 오랜 팬이었던 제이가 곁에 머뭅니다.




<샘플>


쇠락은 건물이 무너지는 것처럼 순식간이었다. 민우는 생각했다, 애초에 자신의 성이 아니었다고. 그는 데뷔 이후 줄곧 낭떠러지를 타는 기분으로 글을 썼다. 어떤 주인공을 길러내든 마찬가지였다. 그의 손에서 나온 주인공들은 하나 같이 저주 받았고 멸시 당했으며 그 세계에서 할 수 있는 한 가장 비참해졌다. 단 한 번도 자신의 주인공을 사랑해 본 적 없던 천재는 문장의 끝마다 습관처럼 졸피뎀과 프로작을 찾았다. 정작 군주에게서는 인정 받지 못한 제국은 그렇게 몰락했다. 지독한 불면증과 편집증에 이은 수순으로, 단어가 꼬이기 시작했다. 의미가 생각나지 않았다. 말을 할 수는 있었으나 남의 말을 듣거나, 글을 읽고 쓰는 일이 외국어처럼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이 아는 단어들이 실오라기처럼 맥없이 풀려나가는 느낌을 받았다. 방금 쓴 소설의 한 문장을 읽으려고 10분간 모니터와 눈싸움 했다. 고이 쌓은 모국어가 무너지는 것은 자존심과 직결된 일이었다. 인정할 수 없었다. 인정해서도 안 되었다. 그는 의사의 만류를 뿌리치고 외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독일어, 프랑스어, 루마니아어, 라틴어를 닥치는 대로 우겨 넣은 머릿속에서 단어를 하나 끄집어내는 것만도 고통이었다. 마지막 남은 언어를 다각다각 긁어내 약혼녀에게 이별의 편지를 쓰려 했으나, 그마저도 실패했다. 


그렇게 한민우는 펜을 놓쳤다.



(중략)


- 선생님 나오셨다는 이야기 듣고 왔어요. 반찬이나, 뭐, 그런 거나 좀 해 드리고……, 


민우를 따라 부엌으로 따라 걷던 제이가 두어 걸음을 두고 멈췄다. 물을 마시는 민우의 옆선이 안개 같이 희미하게 아름다웠다. 그리고 그는 생각했다, 선생님, 꼭 크리스 코넬처럼 섹시하다. 그는 그 순간 한민우가 부르는 Like a stone을 상상했다.


- 오늘은 사인 받으러 온 거 아니에요. 저 밥 한 번만 해드리고 갈게요. 


민우는 그를 마주한 채 단어를 오래 골랐다. 언어장애 탓이 아니었다. 


이후로도 제이는 며칠 걸러 민우를 찾아왔다. 때로는 연습이 있다며 눈두덩이를 검게 화장한 채 일렉기타를 매고 왔다. 민우의 앞에서 기타를 연주하기도 했다. 제이의 기타 소리는 민우에게 겨울의 눈 더미를 떠올리게 했다. 검게 젖어 얼룩이 진, 그러나 본래의 색을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는. 일렉기타의 것 답지 않게 선한 소리는 제이를 닮아 있었다. 제이는 자주 영어로 노래했고, 민우는 커피나 차를 마시며 소파에서 그의 노래를 들었다. 신기하게도, 그가 부르는 노랫말만큼은 단어를 놓치지 않고 펜으로 따라 쓸 수 있을 것 같았다. 연주가 끝난 뒤 제이는 몇 초의 간격을 두고 민우를 쳐다봤다. 민우의 얼굴은 언제나 변함이 없었다. 노래를 해도, 밥을 망쳐도, 뜬금없이 밴드 멤버를 흉볼 때도 그 안온함을 깨뜨릴 수 없었다. 제이는 거기서 안도했다. 이미 망가진 한민우를 더 망가뜨릴 수 없다는 점은 제이가 그를 계속 동경할 수 있게 만드는 빤한 계기로 자리 잡았다. 


(중략)


담배를 입에 문 채 창 밖을 내다보는 민우의 옆선을 훔쳐보면서, 제이는 그의 인터뷰 몇 개를 떠올렸다. ‘누가 저한테 그렇게 물었던 적이 있습니다. 글을 쓰지 못하는 세상이 온다면 어떻게 할 거냐. 어떤 기분을 느낄 것 같으냐. 그 아연한 질문에 굳이 대답해야 한다면, 저는 이렇게 말할 겁니다 – 저의 언어들은 하나의 초라한 성이므로 저는 모래가 될 저의 성과 함께 기꺼이 흘러내리겠다고.’ 제이는 민우의 곁으로 다가서서 담뱃불을 붙였다. 잠깐 그의 시선이 제이의 얼굴에 닿았다. 그는 옆에 선 그에게 묻고 싶었다, 지금 당신은 그래서 흘러내리는 중이냐고. 손으로 잡을 수도 없게, 어디에도 남을 수 없게. 모든 풍파를 거친 마지막의 모습으로.


(중략)



처음 한민우의 소설을 읽었을 때 문장 하나하나마다 스민 오만함과 묘한 자기파괴성을 보고 제이는 잠을 설쳤다. 모 일간지 신춘문예 당선작이었던 그의 데뷔작인 단편을 읽고 또 읽으면서 그는 한민우의 천재성에, 단어에, 어미와 어간에서 풍기는 아우라에 완벽하게 압도되었다. 그는 거대한 폐허를 떠올렸다. 부서짐, 침잠, 스스로의 안으로만 파고드는 폭력성. 천재만이 가질 수 있는 공허. 제이는 책날개에 박힌 민우의 사진을 검지 끝으로 문질렀다. 말끔하고 지적으로 생긴 얼굴에서는 문장 속에 있는 광기를 쉽게 찾을 수 없었다. 고등학생이었던 제이는 침대에 누운 채 양손으로 책을 들고 혼잣말했다. 


당신의 바닥을 알고 싶어.


수많은 이가 구경했을 테나 그 누구도 들어갈 수 없었을 그의 폐허는 어떤 색으로 부서져 있을지 상상 가지 않았다. 고작 두 학기 다닌 학교를 그만두고 막노동을 할 때에도, A급 문예지와 신춘문예에서 낙선했을 때에도 제이는 자책하듯이 민우의 소설을 읽었다. 그가 가진, 그의 문장이 태생적으로 지닌 커다란 공허가 거친 위로로 다가왔다. 그것은 제이에게 일종의 자위행위와 비슷했다.


그리고 한민우와 처음 섹스하던 날, 제이는 그의 폐허 한가운데서 펑펑 울고 싶단 충동을 느꼈다. 민우의 몸은 차가운가 싶다가도 금세 뜨거워졌고 상냥한가 하면 어느 샌가 거칠어졌다. 리드미컬한 휴지와 정점의 반복, 성에 무지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눈치 챌 만큼 상당한 테크닉들. 제이는 곁눈으로 침대 옆에 엉망으로 구겨져 뒤엉킨 셔츠들을 보다가 천천히, 천천히 눈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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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최김(준호범신) <서울 천사의 시>


16~28p 예상, 성인본



영화 '베를린 천사의 시' AU로 사람의 눈에 보이지 않는 천사 아가토가 

신부 김범신을 사랑하게 되어서 천사직을 버리고 세속하는 내용입니다.


현재 티스토리에 연재 중입니다. 분량이 어느 정도 쌓일 때 연재를 중단하고 책으로 냅니다.


샘플 보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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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최김

[최김] 서울 천사의 시 (프롤로그)

(아마도) 2.5D 통합온 쩜오어워드에 나올 것 같은 최김입니다.

연재하다가 책으로 낼게요. 첫 편은 프롤로그니까 짧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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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생각은 늘 범람했고 대부분이 그에게 아팠다. 하나하나 새기기 고통스러울 때 아가토는 성당의 첨탑에 올라섰다. 검은 코트를 입은 천사에게는 날개가 없었으나 향수처럼 높은 곳을 찾았다. 


어떤 자는 몇날 며칠을 울었고 어떤 자는 울음마저도 귀했다. 아가토의 마음은 그런 자를 위해 있었다. 천사들은 기뻐하고 분노할 수 있었으나 노래를 들을 수 없었고 색을 구분할 수 없었고 사랑을 할 수 없었다. 아가토는 첨탑 위를 가장 좋아했고, 그곳에서 절망의 목소리를 찾으며 구름이 흐르는 모양을 구경했다. 


천사가 가장 먼저 다가가는 자들은 가장 아픈 자들이다, 그러므로 천사의 기도는 찾아가는 길에서부터 시작한다. 아가토는 가장 정성 들인 기도가 무엇인지 알았다. 그것은 기도하는 당사자가 모르게 하는 기도였다. 도착했을 때 여자는 이미 살아날 가망성이 없었고, 아가토는 여자의 피 묻은 이마를 제 어깨에 닿게 했다. 봄, 10시 햇빛, 꽃무늬, 시장의 시원한 물냉면. 단어 하나씩 읊자 여자의 숨이 천천히 잦아들었다. 석양을 볼 수 있는 벤치, 어릴 적 집앞 공원, 헤밍웨이, 아몬드, 아버지의 웃음, 어머니의 손. 아가토의 목소리가 멈췄다. 여자가 숨을 온전히 거둘 때까지 천사는 곁을 떠나지 않았다. 


여름이나 겨울이나 검은 코트를 입은 천사들은 큰 재해가 있을 때마다 깃을 꽁꽁 여미고 하나 둘씩 모여들었다. 천사들은 죽어가는 자들의 관자놀이를 감싸 주었다. 그들이 망자가 되어가는 육신에게 가장 사랑스러운 기억들을 읊어주면 눈 감을 때만큼은 편안할 수 있었다. 그때마다 아가토는 범신을 찾았다. 행여 피가 낭자하는 곳에 우두커니 서 있지 않을까 덜컥 겁이 나기도 했다. 색을 구분치 못하는 그에게 그러한 범신의 모습은 그저 검고 흴 뿐이었다. 흑과 백으로 이루어진 세상의, 날개 없는 모든 이들과 마찬가지로. 자신이 보살펴야 할 모든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천사가 어찌 인간을 특별히 여긴단 말인가. 아가토는 첨탑 지붕에 서서 제 손바닥을 내려다보며 자책했다. 범신이 노래하는 것을 듣고 싶었다. 범신의 눈동자 색이 궁금했다.












어린 범신이 처음 세례명을 얻었을 때 아가토는 몇 번이고 그 이름을 입속에 담았다. 베드로, 베드로라니. 아이의 고집 찬 눈매와 웃을 때 예상치 못하게 퍼지는 선연함에 잘 어울리는 이름이라 여겼다. 범신이 태어나고 며칠 지나지 않아 친모가 죽었다. 아들이 아내를 잡아먹었단 생각을 떨치지 못한 친부는 윗목에 누인 아이가 우는 것을 아랫목에 웅크린 채 보고만 있었다. 새빨개진 이마에 아가토가 입을 맞추었다. 내가 당신을 선케 하리다. 아이가 울음을 그치자 친부의 자책하는 마음이 들렸다. 눅눅한 장판을 발바닥으로 비비며 결국 눈물을 손등으로 찍어내는 그에게도, 아가토는 이마를 맞대 주었다. 당신의 잘못이 아닙니다. 아이의 잘못도 아니고요. 천사의 숨이 방에 느리게 들어찼다. 범신의 친부는 자책을 관두고 벽을 타고 스르르 누웠다. 아가토의 시선이 다시 아기를 향했다. 어린 범신은 온기를 찾는 양 포대기 밖으로 손을 빼었다. 아가토의 검지 끝과 범신의 손바닥이 마주치고, 그가 쓰게 웃었다. 당신은 아직 나를 볼 수 있겠네요. 커다란 손바닥이 이마 위를 덮었다가, 비져나온 팔을 넣어 주었다. 곁에 있겠습니다. 


범신이 자라는 것을 보며 아가토는 처음으로 시간을 궁금해했다. 아이가 새로 가진 크레파스에 들떠 그린 그림을 보고 처음으로 색을 궁금해했다. 아이가 본 적 없이 그린 바다와 섬을 그는 오래도록 쓸어 보았다. 감각 없는 손끝은 그래도, 그저 깨끗했다. 


아이가 고등학교에 들어간 첫 해의 어느날, 집안에서는 큰 싸움이 있었다. 친부는 아이의 꿈을 이해할 수 없었고, 이해하고 싶지도 않아 했다. 신부라니. 그게 얼마나 어려운 길인 줄 알고. 얼마나 외롭고, 얼마나 고단할 일을. 왜. 아비는 아들을 말리거나 질책할 수 없었다. 두 부자를 지켜보던 아가토는 눈가를 늘어뜨린 채 서로에 대한 미안함만을 듣고 있었다. 어린 범신의 표정은 그의 어른스러움만큼이나 단단하고 틈이 없었다. 아가토는 그것이 속상했다. 틈이 없고 나약하지 않은 자에게 천사가 끼어들 곳이란 없으니까. 집에서 나와 자전거를 타고 학교로 가는 그를 아가토가 천천히 뒤따랐다. 여름이 시작되었기에 길가에는 유채꽃이 샛노랗게 피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가토는 검은 코트를 입은 그대로였다. 성큼, 성큼 걷다가 어느 순간 겅중겅중 뛰어서 자전거를 따라잡은 그는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범신의 옆얼굴을 보았다. 머리가 굵어질 대로 굵어졌으니 이제 제 얼굴이 보일 리는 만무했다. 속상한 범신의 마음이 아가토에게로 전해졌다. 어금니를 앙다물고 속도를 내는 녀석의 얼굴에 고집이 만연했다. 아버지가 미우십니까? 들릴 리 없건만 물었다. 너무 미워하지 마세요, 얼마나 당신을 걱정하는데. 여전히 들릴 리가 없을 테지만 범신의 표정이 조금 풀어졌다. 다친 마음도 얼마간은 추슬렀다. 소년의 이름은 범신이었으나, 아가토는 그를 보면서 무리에 결코 속하지 못할 들개의 이미지를 떠올렸다. 어린 범신은 그만큼 단단하고 또 거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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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뒷편은 포스타입에서 연재됩니다. >> http://ashlick.postyp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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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맨

[에릭찰스] 나를 찾아줘



악몽은 별 것 아니야. 너도 알잖아. 


에릭은 베개에 얼굴을 묻었다. 베개에서는 찰스의 냄새가 났다. 찰스의 냄새는 망가진 나무판자 따위를 떠올리게 했다. 눅눅하고 알싸한 이 냄새가 가짜인 줄 알고도 에릭은 매일 꿈의 끝마다 습관처럼 코를 묻었다. 찰스와 관련된 모든 것이 그러했다, 보잘것 없는 후각이 환상임을 알고도 쉽게 놓을 수가 없는,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조작된 증거 같은. 숨이 달아서 앓는 소리를 내고서야 에릭은 새빨개진 얼굴을 들어올렸다. 오전 5시 4분. 찰칵, 찰칵, 초침 소리가 쌓여갔다. 오래된 버릇처럼 혼자 사는 거처의 안위를 확인했다. 


내가 필요하면 불러.


그는 '필요하면'이라는 단어에서 찰스가 자신을 기만한다 여겼다. 


네가 필요하면 나를 찾아 와.


그렇게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이 어디 있든 찾을 수 있는 사람. 그 자명함을 눈치 못챌 리 없는 찰스는 웃었으며, 에릭은 구두 앞코에 물든 흙먼지를 내려다보다가 뒤돌아섰다. 



결국 또 폴란드로 돌아왔다. 에릭은 이곳이 고향보다 더 한 의미를 갖고 있다고 여겼다. 뭐랄까, 구태여 형언한다면 끝의 시작이라고 해야 할까. 에릭은 수도꼭지를 틀며 이전에 찰스에게 했던 말을 떠올렸다. 찰스, 알고 있나? 어떤 끝은 시작과 닮아 있어. 그 말을 들은 찰스는 일순간 눈동자를 휘어 웃고 에릭이 아닌 앞을 보며 대답했다. 나도 알고 있어. 그의 '알고 있다'는 말은 깊은, 매우 깊은 위안을 주어서 에릭을 슬프게 만들었다. 수도꼭지에서는 간헐적으로 붉은 색의 녹물이 나왔다. 에릭은 뿌연 거울을 보았다. 입을 꾹 다물었다. 어떤 종류의 기억은 붉은 색 폭죽처럼 비현실적으로 화려하고, 형체 없이 아름다웠다.



빵을 굽고 크림을 만들고 작은 접시에 쿠키를 진열하는 일은 생각보다 재미 있었다. 제빵점의 주인은 젊은 여자였고, 능력은 약했으나 불을 조절할 줄 아는 뮤턴트였다. 맛있네요, 라고 그녀가 처음 말해주었을 때 에릭은 진심으로 기뻐하며 잔잔하게 웃었다. 가게를 내 보고 싶지 않아요? 라고, 제빵점에서 일한지 반년 되었을 때 그녀가 에릭에게 물었다. 재능이 있어 보여요, 조금만 더 연습하면, 이라고도 덧붙였다. 에릭은 고개를 저었다. 당신처럼 능력을 가진 뮤턴트도 아닌데요 뭐. 그렇게 대답한 그는 미스틱을 떠올렸다. 정확히 말하자면, 미스틱의 샛노란 눈동자와 붉은 머리칼을 떠올렸다. 그리고…….



모양이 일그러져 실패한 쿠키는 매일 저녁 에릭의 차지가 되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못생긴 쿠키를 씹으면서 그는 찰스의 저택을 떠올렸다. 학교가 되기 전의, 아이들과 레이븐과 찰스의, 자신의 공간이었던 그곳을. 노랗게 내려쬐던 햇살과 마룻바닥의 냄새와, 찰스의 속눈썹, 떨리던 눈꺼풀, 그의 목덜미에서 나던 바닐라 같은, 혹은 눅눅한 나무판자 같은 냄새.


에릭은 베개에 얼굴을 묻었다. 불 하나 켜지 않은 거처 위로 조금씩 빗소리가 들렸고, 그는 시계의 초침을 멈추었다. 철로 된 침대 헤드가 잠깐 흔들렸다. 집안의 금속이 파르르, 파르르, 약한 소리를 내며 주변과 부대꼈다. 히끅, 하고 그가 숨을 들이쉬었다. 사소한 소란이 멈추고 그는 베갯잇에 입술을 묻었다. 양쪽 속눈썹만은 소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오래 떨다가 천천히 침잠했다.


나를 찾아줘, 찰스.


빗소리가 거세졌다. 집 한 칸 만큼의 외로움이 거대한 짐승처럼 떨었다, 젖지 않으려고. 젖지 않으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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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x강 크오 단편

[하피조윤] 그냥 단문


  영신은 깊이 앓았다. 그리고 살아남았다. 칼로 찔린 복부의 상처가 무려 한 뼘 길이였다. 영감은 이틀 내리 밤을 새서 사랑방을 지켰다. 조회장 댁은 으리으리하게 넓었고, 그 중 어느 한 방에 칼 맞은 자가 잠들어 있다 해도 알 바가 아니리라. 영감은 그렇게 믿어야 했다. 등잔밑이 어둡다고, 살부계의 시작을 끊고 죽은 서인의 집에, 살부계의 장이나 다름 없는 김영신이 숨어들 거라 누가 상상하겠는가. 영감은 파이프를 물고 작게 욕했다. 안채로부터 인기척이 들렸으나 무시했다. 조윤은 닫힌 사랑방 문을 한번 보고 영감을 흘긋 내려다봤다. 그 특유의 기다래지는 눈매가 달빛과 어울렸다. 


- 좀 어떻다고 합니까?

윤의 물음에 영감은 그저 고개만 저었다. 의사는 그렇게 찔리고 살아남은 게 기적이라고 했다. 여기를 빌려준 윤에게 감사를 해야 맞겠지만 그 악독하기로 소문난 조회장의 맏아들이니. 따지고 보면 살부계도 친일에 앞선 그의 아비 때문에 일어난 것이나 마찬가지였고, 영감이 떠올린 연결고리대로라면 이는 곧 조회장이 영신과 그의 부모의 원수나 다름이 없었다. 그는 헛기침으로 불쾌한 내색을 냈으나 윤은 그를 지나쳐 사랑방으로 들어갔다. 안에는 땀에 흠뻑 젖은 영신이 누워 있었다.

윤이 스무살 때 서인과 함께 놀러 왔던 그를 본 적 있었다. 어린 것 답지 않은 총기와 붙임성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아 차갑게 눈짓하고 제 동생을 더러 나가 놀라 일렀었다. 윤은 영신의 옆에 앉았다. 십 년이 넘어 만난 아이는, 이제 아이랄 것도 없었지만, 저보다 큰 골격을 하고 자라 있었다. 사내의 선을 가진 턱선을 가만 훑어보고 콧등과 슬 벌어진 입술을 살폈다. 제 아비를 죽이기 위해 총을 잡았을 손은 무방비하게 놓여 있었고 붕대는 간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피에 젖어 있었다. 열을 앓느라 계속 끙끙하는 소리가 비음으로 터졌다. 윤은 손을 들어 그의 이마에 얹었다. 뜨거웠다.

서인은 아비를 죽이고 자살했다. 이 아이도 그럴 작정이었을까. 윤은 그것이 궁금했다. 사랑방을 내 주었으니 이 어린 범죄자와 공모했다 하여도 더 변명할 여지가 없었다. 왜 그랬는가 누가 물어도 답할 말이 생각나지 않았다. 윤은 미간을 구긴 채 오래도록 영신의 얼굴을 살폈다. 아비를 죽이고 온 아이는 악몽을 꾸는 것처럼 주기적으로 떨었다. 윤의 손가락이 그의 어깨 근처에서 오래 머물렀다. 노란 촛불이 병자의 어깨에 어른한 자국을 크게 내며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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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5. 17. 00:27

[영화조윤] 파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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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x강 크오 단편

[종성지원] 쇠


오덴지 말하면, 너가 알기는 하네? 


지원이 말없이 노려보니 동명수가 혀로 볼 안쪽을 긁으며 비죽이 웃었다. 


거, 형수랑 같이 갔어. 형님이 어이 말했는지 아네? 어떠한 일이 있어도 개인적인 연락을 말라. 인민영웅께서 차출된 데에 다 이유가 있지 않간? 


지원의 얼굴을 빤하게 보던 그가 급기야 허리를 굽히고 웃어댔다. 날이 서서 지원의 귀에 싸했다. 그는 말아쥐었던 주먹을 폈다. 입이 말랐다. 


그래서, 그게 어딘데? 


동명수가 웃음을 천천히 그치고서 혀로 입술을 핥았다. 


베를린. 


지원은 자켓을 집었다. 그는 카페를 나서며 가장 먼저 통역관 련정희를 떠올렸다. 희고 둥근 얼굴과 표종성의 약혼자답게 강단 있고 세련되던 말투가 기억났다. 몇 걸음 가지 못해서 행인 가득한 보도 한가운데에 걸음을 우뚝 멈췄다. 지나가던 몇몇이 지원을 흘끔 보았다. 지원은 그제야 16년 동안 함께 훈련 받았던 표종성의 얼굴이 전혀 기억나지 않는 것을 깨달았다. 베를린, 베를린이라고. 입 속으로 한번 말아물렸다가 나온 입술은 발갛게 처연한 색을 띠었다. 지원은 눈을 가느다랗게 뜨고 서울의 하늘을 올려다봤다. 독일의 하늘이 이와 다르지 않음을 알고 있었다. 그런 간지러운 감정이야 대학 나오기도 전에 버렸으니까. 다만......지원의 입술이 다시 앙다물렸다.










표종성 중좌가 표종성 소위였을 때, 지원은 딱 스무 살이었다. 표종성은 누구보다 단단했다. 철옹성 같은 사내라고, 지원은 생각했다. 철로 쌓고 지은 둑과 성을 의인화한다면 필경 표종성 같은 사내가 나올 거라 믿었다. 그는 차갑고 또 뜨거웠다. 그러므로 쇳덩이 같았다. 인간으로 만든 무기의 온상이 그에게 모두 뭉쳐 있는 것 같았다. 지원은 그가 다치는 것을 상상했다. 단단하기 그지없는 표종성이 다치고 아파 맥풀리는 것을 상상하면 묘한 쾌감이 일었다. 아랫배까지 간질간질해지는 감각이 곧 비밀스런 쾌감인지는 오래 지나고,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야 알았다. 


빌어먹을 아새끼, 그렇게 물러빠져서래 어케 살아남갔어? 


지원은 부은 입가를 훔치며 일어났다. 종성을 올려다보는 눈에 독기가 바짝 서 있었다. 그는 마음이 저릿저릿한 것을 느꼈다. 말이, 안된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마음이 저릴 수 있단 말인가. 그는 산탄총의 반동을 공부하고 낙법에서의 무릎 휘는 동작을 떠올리고 지혈법을 외웠다. 우겨넣을 것이 정해져있는 머릿속은 응당 소동이 일 이유가 없었다. 






조교 표종성이 딱 한번, 아픈 적 있었다. 몸살인지 감긴지 독하게 걸려서 도통 낫지 못하고 몇날 며칠 숙소에 틀어박혔던 때, 지원이 찾아갔다. 열에 달떠서 까무룩 감기는 눈꺼풀이 억지로 지원을 마주했다. 지원은 문 앞에서 거수경례하고 침대 곁 세 걸음만큼 떨어진 곳까지 걸어와 멈춰 섰다. 종성의 몸에서 나오는 열기가 눈에 보이는 것처럼 어른어른하게 심했다. 


좀 어떠십니까? 

별거 아니다. 하루 자면 말짱할 거.


엉망으로 뭉개진 목소리일지언정 말투는 영락없는 표종성의 것이라 다부지고 딱딱했다. 지원은 의자를 가져와 침대 옆에 자리잡았다. 종성의 숙소는 인민영웅을 보필하는 곳답게 언제 와도 깔끔하고 넓었으며 주인의 성정이 그대로 묻어서 쓸모없는 물건이란 단 하나도 없었다. 종성은 가래 끓는 소리를 내며 끙끙 앓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잠에 빠졌다. 그는 잠든 모습에서조차 무방비한 분위기를 지워냈다. 강함은 그에게 일종의, 태생 같았다. 지원의 시선이 그의 발치에 머물다가 바닥을 훑고 탁자 위로 올라갔다. 알약과 물잔이 놓여 있었다. 지원은 물잔을 들었다. 컵을 천천히 기울여 반쯤 차 있던 미지근한 물을 판자 바닥에 모두 쏟았다. 종이 위에 갯수 맞춰 놓인 알약을 손바닥으로 쭉 쓸었다. 모조리 굴러떨어졌다. 지원은 망가진 얼굴로 물과 알약으로 엉망이 된 바닥을 내려다보았다. 표종성 앞에서 보였다간 필시 두들겨맞을 표정이었다. 


형님, 부르다 말고 목소리 끝이 뭉개졌다. 쏟은 물이 마르고 지원이 굳은 표정을 풀지 못하고 방을 나갈 때까지 표종성은 깨지 않았다. 그것이 지원이 딱 한번 보았던, '아픈' 표종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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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x강 크오 단편

[형배희철] 안녕히 가세요, 용강약국입니다

나는 항상 여기 있어요. 당신의 불안을 안고 침묵이 되어서.







불 하나만 켜놓은 약국은 특유의 어슴푸레한 흰 벽 때문에 밝을 때보다 침묵이 몇 배는 깊어졌다. 소독용 핀셋이 부딪치고 새 붕대를 풀어다가 허리에 감는 소리까지 들렸다. 이따금 살이 스쳤다. 그때마다 희철은 입술을 물었다. 약국 바닥엔 경계선 희미한 두 개 그림자가 졌다.


희철은 형배의 상처 위에 조심스레 입술을 올렸다. 어떤 타박상은 유독 낫지 않았다. 그 더딤이 꼭 무너지고 또 무너졌다가 다시 쌓을 수 없는 상처 같다고 희철은 생각했다. 그래서 더 안쓰러웠다. 


이건 뭐에 맞은 거예요? 참 희한하다. 꼭 장도리에 찍힌 것 같네. 

장도리 맞다.


허, 기가 차서 흘러나온 날숨이 먼저였고 두려움에 부르르 떠는 오한이 다음 순서였다. 장도리라니, 끔찍하게. 희철은 입꼬리를 꾹 내렸다. 이제 싸움은 안한다고 하지 않았어요? 뾰로통하게 물으면 형배는 대답 대신 그의 머리를 쓰다듬어 줬다. 희철은 형배의 손목을 잡고, 끌어내려서 손날에 입맞췄다. 형배의 손날은 거칠고 딱딱했으며, 아물었다가 다시 다치고 또 아물길 반복한 흉터처럼 울퉁불퉁했다. 희철은 그의 울퉁불퉁한 손을 좋아했다. 요철을 손가락 끝으로 만지고 있으면 안정감이 들었다.


약사님요. 


형배가 불렀다. 희철이 흘끔거리며 그를 마주했다. 


마, 내 한동안 여 못올거 같은데.


한 마디에 가슴이 금방 무게를 지니고 가라앉았다. 형배는 늘 이런 식이었다. 잔뜩 다쳐 와서는 약사님요, 파스 하나 주이소.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말하고 담배를 빼 물었다. 연기가 약국에 꽉 차고 형배가 다시 한 대를 빼물어도 희철은 매번 물어볼 수 없었다.

이번엔 어디로 가요? 언제 가세요? 또 올 거죠? 

물음이 까끌까끌하게 입에 남았다. 그가 기침을 해도 형배는 담배를 끄지 않았다. 온통 울상을 지어야 겨우 담배를 끄는 심보도, 굳이 싫어하는 호칭을 불러대는 것도 그러려니 견딜 수 있었다. 다만 그는, 희철은, 형배의 침묵만은 버티기 힘들어했다. 부산에서 타고자라 주먹을 직업으로 삼는 그에게 침묵이 어떤 의미인지 적확하게는 짐작 못했지만 그것이 가지는 무게만은 절절하게 느꼈다. 다른 세계의 사람. 평행선의 거리를 실감하고 나면 닿는 일은 더 요원해졌다. 희철은 형배의 옆구리에 마지막 감은 붕대 끝을 꽉 매어 주고 그를 힐긋 올려다봤다. 눈이 마주쳐서 조금 주눅 들었다.


호랑이에 얼룩말 무늬 남겠네...하도 칼빵이 많아서.


그 말에 형배가 바람 빠진 웃음을 지었다. 웃으라고 한 이야기가 아닌데도 픽 터진 걸 보니 마음이 조금 풀려서, 희철도 웃고야 말았다. 그는 제가 감아놓은 붕대를 손가락으로 더듬어 보았다. 눈치를 보느라 형배를 연신 쳐다봤다. 두 대째 담배를 비벼 끈 형배가 미간을 일그러뜨렸다. 희철이 시선을 비켰다. 돌아간 턱이 손에 잡혔다. 담배 냄새가 쎄하게 났다. 희철은 돌아간 얼굴에서 눈을 다시, 천천히 올려 떴다. 마주침, 안도. 그런 것은 이 사내와 영 어울리지 않는 단어였지만......희철은 조금 슬프게 웃었고 형배는 조금 굳은 얼굴로 웃었다. 먼저 일어선 것은 희철이었다, 늘과 같이.


가세요. 몸 조심하시고요. ...또 오세요.


손님 대하듯 인사했고 형배는 등을 보인 채 옷을 입었다. 흰 셔츠 아래로 울긋불긋한 문신이 비쳤다. 방금 감은 붕대의 두툼한 두께감도 보였다. 소매 단추를 채우며 형배가 그에게 다가섰다. 희철이 한 걸음 물러섰다. 다만, 한 걸음일 뿐이었다. 형배가 그의 뺨에 검지를 가져다댔다. 희철은 숨을 참았다.


희철아.


그렇게 부르지 말라고 애원하고 싶은 마음을 참느라 희철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형배의 검지가 뺨에서 턱선으로 내려갔다. 성적인 의도는 없었다. 담백했기에 더 서늘했다.


몸 조심해라이.


희철은 한참 지나서야 고개 끄덕였다. 약국문이 열리고, 형배가 나갔다. 돌아보지 않았다.

안녕히 가세요. 뒤늦은 인사가 따라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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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4. 6.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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